아들에게

엔트로피 법칙과 정돈 에너지 : 아들들에게

마을장사 2025. 3. 12. 10:47

사랑하는 아들들에게.

첫째는 대학을 졸업하고, 둘째는 곧 군대에 입대하는 중요한 시기에 아빠가 전하고 싶은 인생의 작은 조언이 있단다.

엔트로피의 법칙

물리학에는 '엔트로피의 법칙'이라는 것이 있단다.

어렵다면 어려운 이론이지만, 사실 우리 일상에서 매일 목격하는 자연의 원리야.

간단히 말하자면, 모든 것은 시간이 지남에 따라 자연스럽게 무질서해진다는 법칙이지.

 

예를 들어볼까? 뜨거운 커피를 테이블 위에 두면 어떻게 될까? 시간이 지나면서 차가워지지.

절대로 그 반대로, 차가운 커피가 저절로 뜨거워지는 일은 없단다.

 

또 다른 예로, 책상 위에 연필, 종이, 책을 깔끔하게 정리해 두었다고 상상해 보렴.

며칠 동안 그 책상을 사용하면서 아무것도 정리하지 않는다면 어떻게 될까?

연필은 이리저리 굴러다니고, 종이는 흩어지고, 책은 쌓이기 시작하겠지.

 

이것이 바로 엔트로피의 법칙이 우리 일상에서 작동하는 방식이란다.

 

우리 집의 엔트로피 대잔치

우리 집을 생각해보자.

아침에 깨끗하게 정리된 거실이 저녁이 되면 어떻게 변해 있니?

신발은 어딘가에 흩어져 있고, 책과 가방은 소파에 널려있고, 컵과 접시는 여기저기...

이것은 우리가 게으르거나 지저분해서가 아니라, 자연의 법칙이 우리 집 안에서도 작동하고 있기 때문이란다.

일상의 엔트로피는 참 끈질기단다.

  • 밥을 먹으면 설거지 할 것이 쌓이고(그리고 절대로 설거지가 스스로 이루어지지 않지!)
  • 빨래를 하지 않으면 빨래감이 쌓이고,
    더 무서운 건 빨래를 했는데 개지 않으면 한 것인지 안 한 것인지 구분이 안 되는 미스터리한 상황이 벌어지고
  • 강아지 대소변을 치우지 않으면... 음, 이건 너희도 그 결과를 잘 알테니 더 말하지 않아도 되겠지?
  • 바닥을 청소하지 않으면 먼지와 머리카락이 마치 작은 동물처럼 구석구석을 돌아다니고
  • 화장실 청소를 하지 않으면 배수구가 막히고, 타일에는 비밀의 푸른 문양이 자라나기 시작하지
  • 냉장고를 정리하지 않으면 언제 샀는지 기억도 나지 않는 음식물들이 숨어있고, 가끔은 그 안에서 새로운 생명체가 탄생하는 것 같고
  • 책상 위 서류를 정리하지 않으면 어느새 서류들은 자기들끼리 번식해서 더 많아지는 마법이 일어나고
  • 신발장을 정리하지 않으면 항상 찾는 신발만 사라지는 미스터리가 발생하고
  • 침대를 정돈하지 않으면 이불은 매일 밤 자체적으로 꼬이는 춤을 추고
  • 옷장을 정리하지 않으면 옷들은 서로 뒤엉켜 한 벌을 꺼내려 할 때 다섯 벌이 함께 튀어나오는 놀라운 마술을 보여주지

이 모든 것이 집이 어지러워지는 것은 자연의 법칙에 따른 매우 자연스러운 현상이야.

 

다시 말해서, 정돈된 상태를 유지하는 것은 자연의 법칙에 거슬러 가는 일이고, 그렇기 때문에 에너지가 필요한 거지.

 

정리 에너지의 책임 : 이제는 너희 차례

여기서 중요한 질문 하나. 이 '정돈의 에너지'는 누구의 것이어야 할까?

 

너희가 어릴 때는, 집 안의 질서를 유지하는 에너지는 주로 엄마와 아빠가 제공했지. 사실, 아빠가 솔직히 말하자면, 이 에너지의 대부분은 너희 엄마에게서 나왔단다. 지금 생각해보니, 그 당시 아빠는 철이 덜 들어서 너희 엄마의 에너지가 이렇게 많이 소모되는 것을 너무 당연하게 생각했던 것 같구나. 그것을 이제야 깨닫고 정말 미안하게 생각한단다.

 

장난감을 정리하고, 옷을 개고, 책상을 정돈하는 일에서부터 식사 준비, 빨래, 청소까지...

너희 엄마는 정말 대단한 에너지를 쏟아부었어. 아빠도 도왔다고 생각했지만, 지금 보면 그건 '도움'이 아니라 당연히 함께 해야 할 일이었단다.

 

하지만 이제 너희는 성인이 되었구나. 첫째는 대학을 졸업하고, 둘째도 곧 군대에 가서 더 많은 책임감을 배우게 될 거야. 이제는 집안의 질서를 유지하는 에너지가 우리 가족 모두의 책임이 되었다는 뜻이란다.

 

지금까지 집이 어지럽다면 그것은 주로 엄마와 아빠의 책임이었을지 모르지만, 이제는 우리 모두의 책임이 되었어. 성인으로서 너희도 이제 집안 정돈에 대한 에너지를 쓸 의무와 책임감을 가져야 할 때가 왔단다.

언젠가 너희가 각자의 가정을 꾸릴 때, 이 작은 교훈을 기억했으면 해. 집이 어지러워지는 것은 누구 한 사람의 잘못이 아니야. 그것은 자연의 법칙이고, 그 법칙을 이기기 위해서는 가족 모두가 함께 노력해야 하는 거란다.

 

결혼해서 살게 될 때, 아빠는 너희가 아빠보다 더 좋은 가정을 꾸리길 바란단다. 아빠처럼 배우자의 에너지만 더 많이 사용하게 하지 말고, 공평하게 에너지를 나누어 사용하길 바란다.

 

"왜 이렇게 집이 지저분해?"라고 묻기 전에, "엔트로피와의 싸움은 우리 모두의 책임이니, 내가 무엇을 해야 할지 생각해보자"라고 생각해보렴.

 

집안 정돈은 엔트로피의 법칙과 싸우는 일이고, 그것은 '돕는' 개념이 아니라 모든 가족 구성원이 당연히 함께 해야 하는 일이란다.

 

P.S. 그나저나, 거실에 개어 둔 빨래는 각자 방으로 가져가기 바란다. 옷은 걸어다니지 못한단다.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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