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장례지도사로 일하다 보면, '감 놔라 배 놔라'하는 순간을 실제로 마주할 때가 있습니다. 그날은 막 빈소를 차린 뒤 예를 갖추는 초배상(招拜床)을 올릴 때였습니다.저희가 과일을 올려드리는데, 뒤에서 지켜보시던 작은아버님께서 한숨을 쉬며 말씀하셨습니다."얘들아, 잠깐만. 처음 올리는 상인데 이게 뭐냐. 우리 집안은 대대로 홍동백서인데, 배가 왜 저기 가 있어?"작은아버님의 한마디에 이제 막 슬픔을 추스르려던 가족들의 얼굴이 굳었습니다. 첫째인 상주께서 힘없는 목소리로 대답했습니다."작은아버지, 그냥 두시지요. 곧 손님들도 오기 시작하는데, 그냥 하시죠.""아닙니다, 형님. 작은아버지 말씀이 맞습니다!"이번엔 둘째 아드님이 형의 말을 끊고 나왔습니다. "아무리 처음이라지만 근본은 지켜야지요. 첫 상부..